멀리, 널리, 그리고 천천히 표지
멀리, 널리, 그리고 천천히서지안

Far, Wide, and Slow

멀리, 널리, 그리고 천천히

무엇이 오래갈지 가늠하는 세 개의 축, 멀리·널리·천천히.

Three axes for telling what will last: far, wide, and slow.

122쪽전자책오디오북₩13,900부터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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서지안
JIAN SEO

"우리는 빠른 것을 좇으면서, 정작 느리게 지어진 것을 존경한다."

오래된 철학적 질문을 오늘의 사건과 감정으로 다시 물으며, 사유의 깊이를 잃지 않는 차분하고 단단한 문체로 시대의 내면을 읽는다. 이 책에서는 투자와 사업에서 출발해 사랑과 관계로, 그리고 한 사람의 삶이 무엇을 남기는가로 이야기를 넓히며 '오래 남는 것'만을 골라 관찰했다. 경영서처럼 시작해 인생 이야기로 끝나는 구성은 그 관찰의 결과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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  • 프롤로그. 사라지는 것과 남는 것
  • 제1부. 멀리 — 시간의 편에 서기
  • 제1장. 시간은 편애한다
  • 제2장. 오래 하는 사람이 이긴다
  • 제3장. 씨앗은 서두르지 않는다
  • 제4장. 멀리 보는 눈
  • 제2부. 널리 — 두루 닿기
  • 제5장. 좁으면 부서진다
  • 제6장. 오래 남는 것은 널리 통한다
  • 제7장. 연결이 남긴다
  • 제8장. 경계를 넘는 생각
  • 제3부. 천천히 — 서두르지 않고 쌓기
  • 제9장. 빠른 것은 먼저 죽는다
  • 제10장. 반복이 형태를 만든다
  • 제11장. 느림이 지키는 것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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전자책 · 평생 소장₩13,900ISBN 979-11-24259-81-8
내 서재멀리, 널리, 그리고 천천히서지안
프롤로그. 사라지는 것과 남는 것

먼저 두 장면을 보려 한다. 서로 아무 관련이 없어 보이는 두 장면이다.

한 노인이 아침 식탁에 앉아 있다.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축에 드는 사람이다. 마음만 먹으면 대륙의 어떤 요리든 아침으로 부를 수 있다. 그런데 그의 손이 향하는 곳은 늘 같다. 예순 해 넘도록 곁에 둔, 값싼 초콜릿바 하나.

취향이 가난해서가 아니다. 그는 좋은 것을 이미 찾았고, 찾은 뒤로는 바꾸지 않았을 뿐이다. 같은 시간, 지구 반대편의 어느 방에서는 반세기도 더 지난 흑백 영화의 한 장면이 다시 틀어진다. 배우들은 대부분 세상을 떠났고, 그 시절의 유행은 흔적도 없다.

그런데 그 장면만은 아직 살아 있다. 누군가는 그 대사를 외우고, 누군가는 그 표정을 따라 하고, 태어나지도 않았던 세대가 그것을 새로 발견한다. 두 장면 사이에는 아무 관련이 없어 보인다.

하지만 나는 오래 들여다볼수록 같은 질문 하나가 떠오른다. 그런데 왜 어떤 것은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, 어떤 것은 끝내 남는가.

우리는 지금 소멸이 가장 빠른 시대를 산다. 어제의 화제는 오늘 잊히고, 오늘의 신상은 내일 구형이 된다. 앱은 몇 달 만에 뜨고 몇 달 만에 진다. 유행어는 계절보다 짧고, 새로 생긴 가게의 절반은 몇 해를 못 넘긴다. 먼저 두 장면을 보려 한다.

서로 아무 관련이 없어 보이는 두 장면이다. 한 노인이 아침 식탁에 앉아 있다.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축에 드는 사람이다. 마음만 먹으면 대륙의 어떤 요리든 아침으로 부를 수 있다.

그런데 그의 손이 향하는 곳은 늘 같다. 예순 해 넘도록 곁에 둔, 값싼 초콜릿바 하나. 취향이 가난해서가 아니다.

그는 좋은 것을 이미 찾았고, 찾은 뒤로는 바꾸지 않았을 뿐이다. 같은 시간, 지구 반대편의 어느 방에서는 반세기도 더 지난 흑백 영화의 한 장면이 다시 틀어진다.

배우들은 대부분 세상을 떠났고, 그 시절의 유행은 흔적도 없다. 그런데 그 장면만은 아직 살아 있다. 누군가는 그 대사를 외우고, 누군가는 그 표정을 따라 하고, 태어나지도 않았던 세대가 그것을 새로 발견한다. 두 장면 사이에는 아무 관련이 없어 보인다. 하지만 나는 오래 들여다볼수록 같은 질문 하나가 떠오른다.

그런데 왜 어떤 것은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, 어떤 것은 끝내 남는가. 우리는 지금 소멸이 가장 빠른 시대를 산다. 어제의 화제는 오늘 잊히고, 오늘의 신상은 내일 구형이 된다. 앱은 몇 달 만에 뜨고 몇 달 만에 진다.

유행어는 계절보다 짧고, 새로 생긴 가게의 절반은 몇 해를 못 넘긴다. 먼저 두 장면을 보려 한다. 서로 아무 관련이 없어 보이는 두 장면이다.

프롤로그. 사라지는 것과 남는 것5% 읽음 · 6 / 122 페이지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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